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네스트랩스의 성공사례를 강조했다.
“이러한 시장을 창출한 대표 사업자로는 자동온도조절 기기업체인 네스트랩스(Nest Labs)를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 온도조절기는 B2B 상품에 가까웠으며, 에머슨(Emerson), 하니웰(Honeywell), 존슨(Johnson), 럭스(Lux) 등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 왔다. 이들 제품에 대한 선택권은 건축업자나 인테리어 업체, 배관공 등 냉난방시설 설치업자가 가지고 있었으며, 소비자들의 선호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온도조절기 제조업체들은 자동온도 조절장치와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여러 차례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냉난방시설 설치업자들은 복잡한 상품보다는 저렴한 상품을 원했기 때문에 시장이 성장해 나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틈새를 파고 들어간 것이 바로 네스트랩스였다. 기존 온도 조절기 대비 10배 이상 비싼 250달러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온도조절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 쉬운 사용법, 빼어난 디자인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어필하면서 새로운 B2B2C 시장을 창출했다.”
물론 시장에 대한 구분은 더욱 세분화됐다. 냉난방 시스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네스트랩스의 온도조절기는 B2B2C 제품이지만, 이미 냉난방 시스템이 구축된 주택에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설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B2C 제품의 성격도 갖져야 한다. 가령 IoT의 시장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라고 해도 그 안에는 에너지 관리, 홈 오토메이션, 홈 시큐리티, 홈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의 단위로 세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존재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홈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 단위별 서비스에 대해 니즈와 지불의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세분화된 서비스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홈 에너지 관리 서비스인 Hohm을 종료한 바 있다. 사업 실패의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Hohm의 비전을 너무 크게 세웠다는 점이다. 즉 Hohm을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인해, 막상 홈 에너지 관리 서비스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네스트랩스는 2014년초 구글에서 32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네스트랩스의 솔루션을 통해 Android@Home platform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윤경 기자 news@icnwe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