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타이저 및 제너레이터 전문 기업 스펙트럼 인스트루먼트(Spectrum Instrumentation)의 임의 파형 발생기(Arbitrary Waveform Generator, AWG)와 디지타이저가 미국 스타트업 ‘Bridge12’에서 출시한 차세대 전자 상자성 공명(Electron Paramagnetic Resonance, EPR) 분광기에 핵심 부품으로 쓰이며 그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Bridge12의 EPR 분광기EPR 혹은 전자 스핀 공명(Electron Spin Resonance, ESR) 분광법은 핵자기 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e, NMR) 분광법과 유사하지만 양성자와 같은 핵보다는 홀전자의 성질을 조사한다. 이는 화학, 생물학, 재료 과학, 물리학 분야에서 금속 복합체나 유기 라디칼(organic radicals)의 전자 구조 연구에 사용되지만, EPR 분광법에 1톤이 넘는 거대한 전자석이 필요해 기반을 지하실에 둬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미국 보스턴 인근에 위치한 스타트업 Bridge12는 크기와 무게를 10분의 1로 줄여 이를 건물의 어느 층에나 설치할 수 있으며 가격도 기존 장비 대비 50% 절감한 차세대 EPR 분광기를 출시했다. 본 분광기에는 펄스를 생성하는 AWG와 반환 신호를 수집하는 디지타이저로 구성된 스펙트럼의 계측 카드가 핵심 부품으로 꼽혔다.

Bridge12의 자기 공명(Magnetic Resonance) 부문 부사장 토스틴 말리(Thorsten Maly)는 “우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백지 상태에서 기존 제품보다 훨씬 더 콤팩트한 차세대 EPR 분광기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고객의 대부분은 협업을 통해 EPR 분광법을 접하는 대학 연구자들이며, 저렴한 가격의 최첨단 기기는 이 방법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또 다른 목표는 별도의 조작하는 사람이 필요한 기존 기기보다 훨씬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 더 많은 과학자가 EPR 분광법을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다”라며 “Bridge12의 제어 소프트웨어는 자동화된 기능을 갖춰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설정 또한 간단하고 실험이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즉시 볼 수 있어 EPR 분광법 전문가가 아니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PR 분광법은 구조 생물학에서 라디칼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 막 단백질의 배접 구조를 특정하는 데 쓰이며, 단백질이 다른 분자 또는 단백질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는 펄스 EPR 분광법 중 하나인 펄스 이극성 분광법을 통해 두 개의 스핀 라벨이 부착된 단백질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핀 라벨은 비반응성 라디칼 분자로, 일련의 마이크로파 펄스를 통해 라디칼을 자극해 반응을 감지해 EPR 분광법으로 검출되도록 별도로 설계됐다. 스핀 간 쌍극성 결합은 두 라벨의 거리로 직접 연결된다. 스핀 라벨 쌍을 단백질 내 서로 다른 위치에 배치해 거리 집합을 만들어 단백질 접힘에 대한 3차원 모델을 파악할 수 있다.

Bridge12의 토스틴 말리는 “EPR 분광법은 1~100 옹스트롬 범위의 거리를 측정하지만 정확히 생성된 펄스 시퀀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노이즈가 매우 낮은 스펙트럼 인스트루먼트 제품을 사용하게 됐다”며 “Bridge12 분광기는 모듈식으로 설계돼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지정할 수 있고, 스펙트럼의 광범위한 제품군 중 가장 적합한 AWG와 디지타이저를 선택해 특정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스펙트럼 제품이 특히 마음에 드는 이유는 넷박스에 통합돼 이더넷을 통해 PC에 연결된다는 점이다. 소형 PC를 사용할 수 있고, 카드 삽입을 위해 부피가 큰 랙 솔루션을 쓸 필요가 없다. 현장에서의 서비스와 부품 교체도 훨씬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EPR 분광법은 레이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EPR 하드웨어 구축에 사용될 수 있는 이동 통신 분야에서 마이크로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전을 거듭했다. 실제로, 기존 EPR 분광기는 10GHz(X밴드)에서 작동했지만 5G 기술과 함께 35GHz(Q밴드)와 같이 애플리케이션에 더욱 적합한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상용 장비가 등장했다.

AWG는 실험에 필요한 200~500MHz 범위에서 10~100ns 길이의 펄스를 생성한 다음, RF I/Q 혼합기를 사용해 먼저 X밴드 범위로 그 후 Q밴드 범위로 상향 변환된다. 그 다음 마이크로파 펄스는 100W 솔리드 스테이트 증폭기로 공급된 후 EPR 공진기로 전송된다.

반사된 신호는 200~500MHz 범위의 중간 주파수(Intermediate Frequency, IF)로 다운컨버팅되어 디지타이저로 전송된다. 통상적으로 EPR 분광법에서는 신호가 DC로 다운컨버팅되지만, AWG를 통한 이 새로운 방식은 노이즈와 인위적 왜곡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최신 EPR 실험에 사용되는 AWG의 생성 펄스 유형은 광대역, 균일한 속도, 부드러운 절단을 특성으로 한 ‘WURST (wideband, uniform rate, smooth truncation)’ 펄스는 광대역 마이크로파 펄스로, 단순한 사각 펄스를 능가하는 여기 대역폭과 프로파일을 갖췄다. 이와 같은 펄스는 AWG의 성능에 좌우되며, EPR 분광법에서 광대역 여기를 가능하게 한다.

또 다른 요인은 전통적으로 거대하고 무거운 전자석이 필요했던 1~1.5테슬라 정도의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Bridge12의 말리는 “우리는 필요한만큼의 자기장 강도를 만들기 위해 작은 초전도 자석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실험에서는 항상 헬륨을 사용하여 표본을 극저온으로 냉각시켜야 한다. 따라서 1.2테슬라(Tesla)의 높은 자기장을 생성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는 약 130kg으로 콤팩트한 무액체 극저온 자석을 공급하는 업체를 찾았다. 이는 구하기 어려운 액체 헬륨을 사용하는 대신 콜드 헤드와 헬륨 압축기를 사용하여 폐쇄 사이클에서 극저온을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말리는 “스펙트럼 제품이 EPR 분광기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5년 보증 기간은 우리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또한 높은 수준의 기술 지원으로 장비 설치나 향후 고객에게 문제 발생 시 스펙트럼을 믿고 의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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