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은 반도체 전공정장비에서 필수적인 원자층증착(ALD; Atomic Layer Deposition)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또한 ALD 뿐만 아니라 에피택시(Epitaxy), 플라즈마화학증착(PECVD; plasma enhanced ALD) 장비에서도 세계 선도적인 업체로 알려졌다.
지난 1968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ASM은 지난해 2022년 총 24억 유로(약 3조 5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반도체 제조 고객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첨단 반도체장비, 공정 솔루션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해 반도체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노광장비 선도기업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ASML의 모태가 된 기업이기도 하다. ASML도 국내 화성시에 글로벌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ASM은 이미 1989년부터 국내에서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1995년부터 한국지사 성격의 에이에스엠케이㈜를 설립하고 한국을 ASM의 핵심 글로벌 기술 개발 및 제조 지역으로 성장시켜 왔다. 특히 플라즈마원자층증착(PEALD) 장비에 있어서는 국내 사업장에서 유일하게 연구개발 및 제조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기술 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ASM이 최근들어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와 행보가 매우 분주해졌다. 지난 2월에는 국내 법인인 에이에스엠케이가 소재한 화성시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및 경기도와 MOU를 체결하며 1억 달러(약 1,325억원)의 투자를 발표했으며, 5월 24일에는 기존 화성 동탄에 소재한 연구개발제조센터 바로옆에 제2 제조연구혁신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한 미래 비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공급망이 무너지고, 비즈니스의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으로 반도체 경기도 다소 침체하고 있지만, 성장력과 시장 잠재력은 곧바로 성장곡선을 그려 나갈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23일 국내에서 처음 진행된 ASM 기자간담회에서 벤자민 로(Benjamin Loh) CEO는 적극적인 의견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벤자민 로 CEO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제2 연구혁신센터는 글로벌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ASM의 중요한 확장 전략의 출발점”이라며, 한국내에서 연구 및 제품 개발 인프라를 강화하고 생산 역량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ASM은 이번 투자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 연구 개발 및 제조 분야에서의 국내 인재 양성과 인력 개발은 물론 사회공헌에도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번 투자는 단순히 시설을 확장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한국에 대한 ASM의 약속 뿐 아니라 이곳에서 ASM의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키고자 하는 포부가 담겨있다.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첨단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ASM이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조하는 PEALD 장비는 국내에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KAIST에서 처음 장비 개발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국내 벤처기업 지니텍에서 2001년 PEALD 장비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2002년 지니텍으로부터 PEALD 장비를 구매했던 ASM은 PEALD의 글로벌 시장성과 지니텍의 기술력을 확신하고, 2004년 220억원에 지니텍을 인수해 국내에서 PEALD 글로벌 센터의 역할을 맡겨왔다.
ASM의 국내 R&D팀이 개발한 기술은 원자층증착(ALD) 쿼드 챔버 모듈(QCM) 아키텍쳐, TENZA™ ALD(초고비율, >100:1)로 구성된 갭 필 기술, 스페이서, 라이너 및 기타 패터링 응용에 사용되는 고품질 PEALD 실리콘 및 금속 산화물 및 질화물과 같은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벤자민 로 CEO는 “원자층증착(ALD) 갭 필 기술과 같이 ASM 한국 R&D팀에서 개발한 기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국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향후 PEALD를 비롯한 주요 장비들에 대한 한국내에서의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시설 확충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의 반도체 분쟁을 고려한 투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한국에서의 투자 확대로 이어진 것 뿐이라고 말했다.
ASM은 지난해 이탈리아 실리콘 전문업체 LPE에 대한 인수합병을 완료하고, 자동차에 대한 전기화 추세와 함께 전기차 및 2차 전지 배터리 시장에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실리콘 및 실리콘 카바이드(SiC) 분야에 대한 투자에도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벤자민 로 ASM CEO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에피택시(Epitaxy) 설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미 한국, 미국,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설비 도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실리콘 카바이드 에피택시에 대한 추가 제조 설비를 아시아 지역(싱가포르)으로 확장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