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디아(Omdia)의 최근 경쟁 환경 분석 도구 (Competitive Landscaping Tool) 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2% 감소한 1,515억 달러를 기록했다. 보통 4분기에는 계절적 수요로 인해 시장이 강세를 보이므로, 다음 해 1분기에는 시장 규모가 4.4% 정도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분기에는 대부분의 반도체 시장 부문들이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자 부문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하락해 2023년 4분기 대비 10.4% 감소했고, 산업 부문은 재고 조정으로 인해 8.5% 감소했다. 수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자동차 부문조차 2024년 1분기에는 5.1% 감소하며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이와 같은 대다수 부문의 감소세는 데이터 처리 부문의 성장으로 상쇄되었다. 데이터 처리 부문은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기타 AI관련 제품에 대한 지속적으로 높은 수요로 인해 3.7% 성장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시장점유율을 2% 포인트 이상 올려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의 14.5%를 차지하며 강력한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반도체 강자인 삼성과 인텔의 시장 매출이 전체의 총 18.6%를 차지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도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메모리 성장세가 회복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시장 점유율 순위도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촉발된 업계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추세에서 자동차 부문은 초반에는 잘 버티다 결국 하락을 면치 못했지만 곧 빠르게 회복했다. 2020년 3분기부터 13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한 후 2023년 4분기에는 0.6%의 소폭 하락을 보였다.
그러나 2024년 1분기에 전분기 대비 5.1% 하락하며 더욱 심각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하락세는 자동차 수요의 전반적인 감소세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 몇 분기동안 전기차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반도체 수요의 재조정이 촉발되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향후 5년간 장기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옴디아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 시장 트래커(Global Semiconductor Manufacturing Market Tracker)와 2023년 4분기 전업 파운드리 트래커(Pure Play Foundry Tracker)에 따르면, IDM과 파운드리의 결합 공장 가동률은 반도체 업계 전반의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코로나 시대 초반인 2022년도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찍은 이후, 2022년 하반기에는 수요가 크게 약화되고 재고수준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동률은 급락했다. 2023년 반도체 매출이 성장하는 와중에도 반도체공장 가동률은 80% 수준에 머물렀다.
옴디아의 크레이그 스티스(Craig Stice) 수석 애널리스트는 “2023년 하반기 가동률은 시장이 균형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약간 상승하기 시작했으나 기존 수요 패턴이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은 만큼 아직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면서 “수요는 2024년 하반기에도 개선될 것이고 이를 통해 재고 조정이 이루어져 다시 한번 공장 가동률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