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임펄스2가 하와이를 이륙했다
장기간의 보수기간을 거치고, 하와이에서 이륙하고 있는 솔라임펄스2 태양광 비행기 (사진. 솔라임펄스재단 www.solarimpulse.com)

 

솔라임펄스2, 화석연료없이 태양에너지만으로 세계 일주 비행 완료

솔라임펄스2(Solar Impulse 2)는 지난 7월 26일 0시 5분에 별도의 연료없이 태양에너지만으로 세계일주 비행을 완수했다. 그러나 이 태양광 비행기의 세계일주는 미래비전에 대한 새로운 시작에 불과했다.

 

솔라임펄스2는 지난 7월 26일 0시 5분(현지시각으로는 4시 05분)에 별도의 연료없이 태양에너지만으로 세계일주 비행을 완수했다. 2015년 3월 9일 아부다비를 출발한 이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2는 1년 6개월만에 마지막 경유지 이집트 카이로를 이륙해 이틀만에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로 돌아왔다.

 

미래 기술에 대한 도전과 응전

솔라 임펄스 2의 날개와 몸통에는 1만 7000여 개의 태양전지가 부착돼 있다. 이 태양전지는 태양열을 전기로 변환시켜 4개의 프로펠러를 구동시킨다. 이 비행기의 양쪽 날개 폭은 72m로 보잉 747보다 4m 정도 길다. 하지만 탄소섬유로 동체를 만들어 무게는 대형 승용차 수준인 2.3톤에 불과하다. 2003년부터 솔라임펄스 프로젝트에 들어간 전체 비용은 1억 7천만 달러로 추산된다.

솔라 임펄스2의 세계일주는 말 그대로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역사, 그 자체였다. 비행기의 크고 가벼운 무게로 인해 작은 날씨변화에도 조종사는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으며, 예상치 못한 고장과 돌발 상황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처음 구상했던 5개월(실제 비행 25일)의 여정 기간은 1년 6개월로 늘어났다.

 

태양광비행기 솔라임펄스2가 스페인 세비야에 소재한 19.9 MW 규모 제마솔라(Gemasolar) 발전소와 함께 하고 있다
태양광비행기 솔라임펄스2가 스페인 세비야에 소재한 19.9 MW 규모 제마솔라(Gemasolar) 발전소와 함께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솔라임펄스재단 www.solarimpulse.com]

솔라 임펄스2는 지난 5월 31일 중국 난징에서 출발해 하와이까지 약 8500㎞를 5∼6일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할 계획이었지만, 악천후를 만나 일본 나고야에 비상 착륙을 해야 했다. 제주 남단과 독도 상공을 통과해 하와이로 향하던 솔라 임펄스2는 일본으로 항로를 변경했다. 1개월 뒤 다시 비행에 나서 2015년 7월 3일 하와이 호눌룰루에 도착한 이후에는, 고고도에서의 급격한 온도 변화와 장시간 비행에 따른 과열로 인한 배터리 손상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10개월이 소요됐다.

솔라임펄스2는 지난 2016년 4월 21일 드뎌 하와이를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다시 이륙했다. 이후 미국 본토를 순회하고 뉴욕에서 대서양을 건너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이후, 이집트 카이로를 거쳐 아부다비에 최종 착륙했다.

 

솔라임펄스2의 구성 현황
솔라임펄스2의 구성 현황 [사진 제공. 솔라임펄스재단 www.solarimpulse.com]

이렇게 솔라임펄스는 세계 최초로 오직 태양 에너지로만 구동되는 비행기로 세계일주 비행을 완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친환경 비행기는 7월 24일 새벽 1시 28분(현지시각) 카이로에서 이륙하여 48시간37분 비행 끝에 최초 출발지인 아부다비에 7월 26일 새벽 4시5분(현지시각) 착륙했다. “항공기술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청정기술에 대한 역사적인 첫 순간이다.” 솔라임펄스 파일럿이자 창설자이며 회장인 베르트랑 피카르(Bertrand Piccard)가 착륙 직후 말했다.

 

태양에너지만으로 40,000Km 지구 한바퀴

전세계 비행 동안, 솔라 임펄스는 4개 대륙(아시아, 북미, 유럽, 아프리카)에 중간 기착하였고, 대양 2곳(태평양과 대서양)뿐만 아니라 지중해와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 질러 운행했다. 여정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 신규 항공기록을 세웠다. 여기에는 일본에서 하와이 구간을 비행한 안드레 보쉬버그가 달성한 세계 최장시간 비행(117시간52분) 그리고 베르트랑 피카르가 세운 세계 최초로 태양광 비행기로 대서양 횡단 기록을 포함한다.
피카르와 함께 2003년부터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를 시작해 구간 별로 번갈아 조종간을 잡았던 앙드레 보슈버그(Andre Borschberg)는 ”재생에너지와 청정 기술 덕분에 세계일주 비행을 완료하게 됐다”고 밝히고, ”우리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깨끗한 에너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고 강조했다.

 

솔라임펄스재단의 베르트랑 피카르(우측)과 앙드레 보슈버그
솔라임펄스2의 조종석은 1인용으로 2명의 조종사가 비행구간별로 교대로 비행했다. 솔라임펄스재단의 베르트랑 피카르(우측)과 앙드레 보슈버그 / 사진 제공. 솔라임펄스재단 www.solarimpulse.com]

 

지속가능성에 대한 희망

솔라 임펄스2는 연료 없이 오직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비행해 탄소 배출량이 0(제로)이었다.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그에 따른 기상 이변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도전은 인류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솔라임펄스재단의 태양에너지 캠페인은, 마크 저커버그의 무상 인터넷 보급사업 ’인터넷 오알지(Internet.org)’의 비전과 마찬가지로, 기술 개발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파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퓨처이즈클린(futureisclean.org) 또한 같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위해 전 세계적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 유엔사무총장이자 가나 외교관인 코피 아난, 전 소비에트 연방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스위스 환경부 장관 도리스 로이타르트, 모나코의 알버트 왕자 2세, 유엔환경계획(UNEP)의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가 지원하고 있다.

 

솔라임펄스
하와이에서 안전하게 재개발 제작한 솔라 배터리 교체작업을 진행중이다 / 사진 제공. 솔라임펄스재단 www.solarimpulse.com

 

마르코 모로시니(Marco Morosini) 스위스연방공과대학(ETH) 선임연구원은 허핑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과거의 코페르니쿠스 혁명에 이어, 솔라임펄스2의 비행을 새로운 ’태양 혁명’이라고 정의했다. 바로 에너지를 얻기위해 화석연료와 이를 위한 환경 파괴가 더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것.

그는 ”만약 ’코페르니쿠스 혁명’이 태양계의 중심이 태양이라는 사실을 바로잡은 것이라면, 이제 기술계의 ’태양 혁명’은 도덕적 평가의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 사람들과 자연, 환경이 계속해서 피해를 입음에도 불구하고, 이 오류는 여전히 전세계 에너지의 80%를 차지하는 석탄, 석유, 가스를 태울 때 존재한다. 물론, 에너지 화석 연료 덕분에 지난 세기는 전례 없는 세계인구의 증가, 인간의 평균 수명 증가, 가장 부유한 복지체제를 이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화석 연료로 인해 기후 파괴, 환경오염,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둘러싼 유혈 충돌과 같은 극적인 사회현상, 기후변화로 인한 기하 급수적 이민자 증가와 전체 인구의 빈곤 등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피라미드 위를 날고 있는 솔라임펄스2
이집트 피라미드 위를 날고 있는 솔라임펄스2  [사진. 솔라임펄스재단 www.solarimpulse.com]

지난 13년동안 노력해 온 결과물인 솔라임펄스2는 새로운 출발점에 다시 선다. ”지난 13년 동안의 성과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솔라임펄스재단은 설명한다. 실제로 솔라임펄스2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환경 및 재생에너지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 연구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비행기자체도 변화한다. 교육 프로젝트를 위해 먼저, 1만 3천개의 태양광 패널에 대한 클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자신이 희망하는 위치의 태양광 셀을 선택해 1개당 200달러에 펀딩을 할 수 있다. 이미 30% 이상이 진행됐다. 이 펀딩을 시작으로 새롭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태양 에너지 만으로 하는 세계 일주 비행는 많은 업체들이 참여했다. 솔베이(Solvay), 오메가(Omega), 신들러(Schindler), 에이비비(ABB)가 메인파트너로 참여했다. 특히 솔베이케미컬은 항공기의 동체 구조 부문에서, ABB는 구동 및 배터리 부문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구글, Swisscom, Swiss Re, Covestro, MoetHennessy 등이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빅토리녹스, 다스시스템, 네슬레, 맥킨지는 공식 서포터로 참여했다.

오승모 기자 oseam@icnwe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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