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ABB와 미국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해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기가와트급 초고성능 인공지능 연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800VDC 직접전류(DC) 아키텍처와 고밀도·고효율 전력 인프라를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혁신 주도
ABB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AI 데이터센터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총 전력 수요는 2024년 80GW에서 2030년 220GW까지 급증할 전망이며, 70% 이상이 AI 워크로드 기반 성장으로 분석된다. 동기간 세계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규모도 1조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ABB와 엔비디아가 협력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핵심에는 바로 800VDC 고전압 직류 아키텍처가 있다. 이 기술은 기존 54V 혹은 415V AC 배전시스템의 한계를 돌파하며, 초고밀도 AI 연산 환경을 위한 새로운 전력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800VDC 데이터센터 아키텍처의 기술적 특징
ABB와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800VDC 아키텍처는 데이터센터의 랙당 전력 수요가 100kW에서 1MW 이상까지 치솟는 시대적 변화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기존의 저전압 AC/DC 분배 설계로는 초대형 AI 팩토리와 같은 메가와트급 랙 전원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데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800VDC 시스템은 산업용 정류기에서 계통(13.8kV AC) 전력을 직접 800V 고전압 DC로 변환해 데이터센터 내부로 바로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중간 AC/DC 또는 DC/DC 변환 단계가 크게 줄어든다. 단일 두께의 케이블 두 가닥으로 높은 전압을 효율적으로 전송함으로써, 구리 사용량과 열 손실이 획기적으로 감소한다. 구리와 같은 전력 배선 재료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복잡한 변환 장치와 공간도 줄어들어 냉각 등 인프라 관리가 훨씬 용이해진다.
기존 아키텍처에서는 각 랙마다 별도의 AC/DC 변환장치가 필요했으나, 800VDC 시스템은 랙 내부에서 바로 DC/DC 변환을 통해 GPU 등 고성능 칩에 전원을 공급한다. 결과적으로 각 랙의 집적도가 향상되어,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연산 자원을 수용할 수 있다. 더불어 열원과 시스템 노이즈가 줄어들어 냉각 효율과 전체적 신뢰성도 상승한다.
에너지 효율과 확장성, 그리고 미래 대응력
800VDC 아키텍처는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전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기존 54V나 415V AC 시스템 대비 효율 개선폭이 최대 5%에 이르며, 그만큼 에너지 활용도와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크다. 규모 확장 측면에서는 100kW 소형 랙부터 1MW를 넘는 대형 랙까지 단일 아키텍처로 대응이 가능해진다. 별도의 설계 변경이나 인프라 업그레이드 없이 곧바로 차세대 AI 팩토리 확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랙 단위 전원 변환장치와 팬의 개수도 줄어 시스템 신뢰성이 더욱 높아진다.
데이터센터 현장에 실시간 적용되고 있는 ABB의 HiPerGuard UPS, SACE Infinitus 솔리드스테이트 차단기 등은 이러한 800VDC 아키텍처의 안전성과 실효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GPU 전력의 초단위 급증 등 AI 특유의 불규칙 부하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에너지 스토리지 솔루션도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고도화되는 AI 데이터센터, 새로운 표준의 탄생
AI·클라우드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 역시 고밀도·고신뢰·고효율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임이 명확해졌다. 기존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수 메가와트급 랙 시대를 준비하는 800VDC 아키텍처는 효율성과 확장성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ABB와 엔비디아의 협력 모델은 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청사진 그 자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