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 발전 이미지
가메사 태양광 발전 이미지 (사진. abb)

글로벌 전력 및 자동화 기술 선도 기업인 ABB가 스페인에 본사를 둔 가메사 일렉트릭(Gamesa Electric)의 전력전자 사업부에 대한 지멘스로부터의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2024년 12월 18일 처음 발표된 이 거래는 재무적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당 사업부는 2025년 9월 30일 종료된 회계연도 기준 약 1억 4,500만 유로(한화 약 2,100억 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한 알짜 사업부다. 이번 인수로 ABB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풍력·태양광·ESS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확보

이번 인수의 핵심은 ABB가 확보하게 된 막강한 전력 변환 제품군이다. 여기에는 이중여자 유도발전기(DFIG)용 풍력 컨버터, 산업용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그리고 유틸리티급 대형 태양광 인버터가 포함된다.

단순히 제품만 가져온 것이 아니다. ABB는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에 위치한 두 개의 제조 공장을 비롯해 인도, 중국, 미국, 호주 등 주요 거점의 핵심 인력을 포함한 약 400명의 임직원을 흡수했다. 특히 45년 이상의 전력전자 업력을 보유한 가메사 일렉트릭의 기술 노하우와 고객 네트워크는 ABB의 기존 모션(Motion) 사업 영역과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를 통해 ABB가 확보한 풍력 컨버터의 설치 기반 용량(Installed Base)은 약 46GW에 달한다. 또한, 지멘스 가메사와 장기적인 공급 및 서비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매출 기반도 마련했다.

2030년, 신재생 에너지가 석탄을 넘어서다

ABB의 이번 공격적인 투자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거대한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은 2024년 9,900TWh에서 2030년 16,200TWh로 약 6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2025년 말, 늦어도 2026년 중반에는 신재생 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전력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태양광(PV)이 차지하고, 풍력이 약 30%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ABB가 태양광과 풍력용 전력 변환 기술을 모두 확보한 것은 시장 선점을 위한 최적의 포석이다.

ABB 모션 사업부의 다니엘 거버(Daniel Gerber) 리뉴어블 파워 총괄은 “ABB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가메사 일렉트릭의 전문성이 결합하여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신재생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고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구동’을 넘어 ‘발전’과 ‘저장’으로

ABB의 모션(Motion) 사업부는 전통적으로 모터와 드라이브, 즉 전기를 사용하여 기계를 움직이는 ‘구동’ 분야의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르다.

오승모 아이씨엔 미래기술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발전기용 컨버터와 태양광 인버터는 전기를 만드는 ‘발전(Generation)’의 영역이고, BESS는 전기를 담아두는 ‘저장(Storage)’의 영역이다. ABB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기를 쓰고(Load), 만들고(Source), 저장하는(Storage) 전력의 생애 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전력전자 솔루션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고 풀이했다.

특히 이중여자 유도발전기(DFIG) 풍력 컨버터 기술은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여전히 육상 풍력 시장의 주류 기술이다. 여기에 BESS 역량까지 더해졌다는 것은, 향후 불안정한 신재생 에너지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그리드 포밍(Grid Forming)’ 기술 경쟁에서도 ABB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2026년, 전력전자 시장의 판도가 ABB를 중심으로 어떻게 재편될지 다시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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