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홍유석)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와 전기정보공학부 김영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나노입자 입체구조를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료 실험 그룹과 3D AI 알고리즘 그룹의 합작으로 달성된 성과다.

AI는 과학적 방법론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구글의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 이후 엔비디아는 단백질의 구조 분석 및 세포 반응 예측을 통한 신약 개발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공개했다. 바이오뿐만 아니라 신소재 분야에서도 AI를 이용한 혁신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새로운 배터리 물질을 예측할 수 있는 AI와 예측한 신소재를 자동으로 검증·개발할 수 있는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발표했다.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핵심 난제 중 하나는 나노입자의 입체구조 예측이다. 나노입자의 입체구조는 광학, 촉매, 그리고 반도체 특성 등 물리적 성질을 직접 좌우한다. 즉 입체구조가 센서와 배터리 등 소자의 핵심 성능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하는 특성의 소자 개발을 위해 나노입자의 합성 조건에 따른 입체구조와 이에 따른 특성 예측이 중요하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AI 알고리즘은 나노입자의 성장 과정에서 입체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나노 수준에서 효과적으로 예측했다. AI는 작은 씨앗 입자에서 복잡한 구조로 진화하는 과정과 거울상 이성질체로 입체구조가 나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예측했다. 기존에는 원자 단위에서 나노입자의 성장과 모양 변화 이해는 매우 어려웠으나 AI 적용을 통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발된 AI는 기능성 나노입자와 소자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광학 소자와 센서로써 응용가능성이 높은 카이랄 금 나노입자의 합성법 고도화에 AI가 응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나노입자는 이미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 네이처(Nature) 본지에 그 합성법과 센서 소자화에 대해 게재된 바 있으며, AI가 실제 소자 개발을 위해 나노입자의 입체구조 예측 및 검증에 응용될 수 있는 만큼 미래 산업에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결과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나노 패턴의 원리를 기술하기 위해 삼차원 세포자동자를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 세포자동자는 생명체를 기술하기 위해 고안된 가장 간단한 수학적 모델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해당 모델이 삼차원에 적용되는 것이 한계가 있었으나 AI와 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한 것이다. 이 같은 발견은 재료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복잡한 패턴, 특히 생명체의 거울 이성질체 발달 원리 이해에 근본적인 과학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남기태 교수는 “개발된 AI를 기반으로 나노입자의 입체구조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검증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며 “AI를 이용한 신소재 개발 트랙이 국내에서도 가능해진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김영민 교수는 “AI가 나노 수준의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며, 이 방법론이 더 넓은 과학과 공학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서울대학교 임상원 박사, 장동수 석사는 현재 각각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중요성을 인정받아 재료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메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5월 1일자로 개제됐다(네이처 메터리얼스의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는 2023년 기준 41.2).

한편 이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 그리고 한국연구재단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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