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됨에 따라 전력 효율이 향상되는 물리적 원리를 세 가지 핵심 관점에서 설명한다. 22nm 공정에서 55nm 공정 보다 전력효율이 우수한지 알아 본다.
우선 소자의 크기가 줄어들면 전하를 담는 정전용량(Capacitance)이 감소하여 회로 작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물리적으로 절감된다. 또한 전자의 이동 거리가 단축되면서 더 낮은 구동 전압만으로도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어 전력 소모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마지막으로 FinFET이라는 입체적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미세 공정의 고질적인 문제인 누설 전류를 정밀하게 차단하여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

1. 정전용량(Capacitance)의 감소와 에너지 효율
반도체의 기본 단위인 트랜지스터는 일종의 아주 작은 전기 그릇(축전기)이라고 볼 수 있다. 전기가 통하게 하려면 이 그릇에 전하를 채워야 하고, 전기를 끊으려면 그릇을 비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된다.
반도체 공정이 55nm에서 22nm로 줄어든다는 것은 트랜지스터의 크기와 그들 사이를 잇는 회로의 면적이 작아진다는 의미다. 물리적으로 축전기의 정전용량(C)은 전극의 면적에 비례한다. 따라서 소자가 작아질수록 정전용량(C)이 줄어들게 된다.

회로가 한 번 동작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는 E = 1/2CV2이라는 공식에 비례한다. 여기서 C가 작아지면 똑같은 전압(V)을 걸더라도 소모되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즉, 그릇이 작아졌으니 채워야 할 물(전하)의 양이 적어져서 힘이 덜 드는 원리와 같다.
2. 이동 거리의 단축과 낮은 전압 구동
전자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 자체가 짧아지는 것도 전력 소모를 줄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22nm 공정에서는 전자가 통과해야 하는 채널의 길이가 매우 짧다.
전자는 이동하면서 반도체 내부의 격자와 충돌하며 열을 발생시킨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동 거리를 단축하거나 구동 전압을 낮추어야 한다. 소자가 미세해지면 낮은 전압으로도 전자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에너지 공식(E = 1/2CV2)에서 전압(V)은 제곱에 비례하여 에너지를 결정하므로, 구동 전압을 조금만 낮추어도 전력 소모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3. FinFET 기술을 통한 누설 전류 차단
22nm 공정의 가장 큰 물리적 특징 중 하나는 평면 구조(Planar)에서 입체 구조(FinFET)로의 전환이다. 과거의 평면형 트랜지스터는 크기를 줄일수록 수도꼭지(게이트)가 물(전류)을 완벽하게 잠그지 못하고 미세하게 새어나가는 누설 전류 현상이 심했다.
22nm 공정에 도입된 FinFET 기술은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물고기 지느러미(Fin)처럼 입체적으로 세우고, 이를 게이트가 3면에서 감싸는 구조를 가진다. 이는 마치 수도꼭지를 위에서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도 꽉 쥐어 짜는 것과 같아서 전류를 더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대기 상태에서 낭비되는 누설 전류를 획기적으로 차단하여 전체적인 전력 효율을 높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