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한계를 극복할 ‘게임 체인저’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가 실험실을 넘어 양산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업계는 기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이 차세대 기술이 2027~2028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용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특성과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 그리고 전력전자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시사점을 심층 분석한다.

5V 고전압 플랫폼과 에너지 밀도의 혁신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기술적 특징은 구조적 견고함과 압도적인 에너지 밀도에 있다. 고체 전해질은 인화성 액체 전해액의 고질적인 문제인 화재 및 폭발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전압 플랫폼의 변화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배터리의 4.3V를 상회하는 5V 전압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리튬 금속 기반의 고에너지 밀도 음극재나 고전압 양극재와의 결합을 가능케 하여,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저장 용량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현재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400~500Wh/kg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하고 있다. 도요타는 황화물 계열 기술을 통해 450~500Wh/kg의 밀도와 10분 충전으로 1,200km 주행이 가능한 사양을 제시했으며, 삼성SDI는 기존 리튬이온 대비 40% 향상된 900Wh/L급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 구조
전고체 배터리 구조와 특징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기업의 각축전: ‘파일럿’에서 ‘양산’으로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의 기술 로드맵은 2027년에 집중되어 있다.

  • 완성차 제조사: 도요타는 스미토모금속광업, 이데미쓰코산 등 소재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비용 문제를 해결하며 2027~2028년 세계 최초 양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2023년 1,000회 이상의 충·방전 사이클을 견디는 20Ah 셀 테스트를 완료했다. 지리자동차 역시 2026년까지 첫 전고체 배터리 팩 조립을 마치고 실도로 주행 테스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는 파일럿 라인인 ‘S-Line’을 가동하여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2027년 양산을 정조준하고 있다. CATL은 500Wh/kg급 ‘응축물질 배터리’ 샘플을 바탕으로 2027년 소량 생산, 2028년 대규모 양산 로드맵을 확정했다.
  •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는 2026년 2월 ‘Eagle Line’ 가동을 통해 기가와트시(GWh)급 제조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들은 기존 공정 대비 25배 빠른 열처리가 가능한 ‘Cobra’ 분리막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확보했다.

기술적 난제와 R&D 동향

상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주요 난제는 고체 전해질의 낮은 이온 전도성과 계면 안정성 확보이다.

  • 이온 전도성 및 계면 저항: 상온에서의 낮은 이온 전도도를 해결하기 위해 유연한 구조의 황화물계 전해질 연구가 활발하다. KAIST 연구진은 2026년 1월 고가 금속 없이 원자 구조 재배열을 통해 리튬 이온 이동성을 높이는 설계를 제시했으며, LG화학·한양대 팀은 전해질 입자 크기 제어 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 제조 공정 및 비용: 세라믹 전해질의 취성과 황화리튬의 높은 단가, 수분에 민감한 소재 특성으로 인한 드라이룸 공정 필수화 등은 제조 단가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시장 전망 및 전력전자 산업에의 시사점

전고체 배터리는 2025~2027년 하이엔드 전기차와 드론 등 프리미엄 시장을 시작으로, 비용 효율이 확보되는 2028~2030년경 주류 시장에 안착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 또한 2026년을 기술 혁신 가속화 원년으로 지정하며 국가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전력전자 엔지니어 관점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도입은 시스템 설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1. 초고속 충전 최적화: 5V 고전압 플랫폼은 차세대 800V 전기차 아키텍처와 결합하여 초고속 충전 성능을 극대화한다. 이는 파워 컨버터 및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효율 최적화 난이도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2. 열 관리 시스템(TMS) 경량화: 고체 전해질의 우수한 열 안정성은 냉각 시스템의 단순화를 가능케 한다. 이는 배터리 팩 전체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시스템 효율을 개선하는 새로운 설계 접근법을 제시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한 소재 혁신을 넘어 전기차와 ESS 전력 시스템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핵심 키워드다. 2027년 상용화를 향한 경쟁은 이제 ‘양산 시점’을 넘어 ‘누가 더 효율적인 전력 변환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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