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Si)의 한계를 넘는 SiC·GaN의 등장…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에너지 효율의 핵심 열쇠

우리가 쓰는 전기는 발전소에서 집이나 공장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변신을 한다. 교류(AC)를 직류(DC)로 바꾸거나, 전압을 높이고 낮춰야 한다. 이때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력반도체(Power Semiconductor)다. 두뇌 역할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전력반도체는 사람의 ‘근육’과 같다.

문제는 전기를 변환할 때마다 에너지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사라진 에너지는 대부분 ‘열’로 바뀐다. 파워일렉트로닉스 매거진 기사에서 자주 문제로 언급되는 AI 데이터센터의 뜨거운 열기 중 상당 부분은, 전력이 서버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 때문이다.

실리콘(Si)의 한계와 화합물 반도체의 등장

지난 수십 년간 전력반도체의 주재료는 실리콘(Si, 규소)이었다. 싸고 다루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4년과 같은 기록적인 폭염과 고성능 AI 서버의 등장으로 실리콘은 한계에 봉착했다. 온도가 너무 높거나 전압이 세지면 실리콘은 반도체로서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녹아내리거나 오작동을 일으킨다.

그래서 등장한 구원투수가 바로 화합물 반도체(Compound Semiconductor)인 SiC(탄화규소)와 GaN(질화갈륨)이다. 이들은 두 가지 이상의 원소를 결합해 만든 소재이다. 기존 실리콘보다 열에 강하고, 전기를 흘려보낼 때 저항이 훨씬 작다. 저항이 작다는 건 열이 덜 난다는 뜻이고, 이는 곧 냉각 장치를 덜 돌려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iC와 GaN, 무엇이 다른가?

이 차세대 반도체들은 각자의 특기에 따라 활약하는 무대가 다르다.

  • SiC(탄화규소): 고전압과 고열을 아주 잘 견딘다. 그래서 전기차(EV)에 주로 쓰인다. 테슬라가 가장 먼저 도입해 유명해졌다. SiC 전력반도체를 쓰면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이 좋아져 주행거리가 10% 이상 늘어난다.
  • GaN(질화갈륨): 스위칭 속도(반도체를 껐다 켜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그래서 크기를 줄여야 하는 초소형 충전기5G 통신 장비, 그리고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의 서버 전원 공급 장치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전망: 더 작게, 더 차갑게

전력효율을 높이는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전력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 데이터센터의 에어컨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전기차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iC와 GaN 시장이 매년 2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히 부품을 바꾸는 것을 넘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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